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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0 18:34

1 depth, 1 play, 1 rank game_dev2012.12.10 18:34

 근래 게임 시장은 콘솔이나 PC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플랫폼 기반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를 바탕으로 해 기존의 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까지 끌어들이며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기존의 게임들이 갖고 있던 유저경험의 내용과 방식까지도 새로운 플랫폼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시켜가고 있는데, 그 속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모바일'이라는 장소의 변화와 '터치'라는 인터페이스의 변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의 게임들이 집이나 PC방 등 어떠한 정해진 장소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싱글이든 멀티든) 조금은 긴 시간을 투자해 단계적으로 쌓아가는 경험을 기반으로 한 게임플레이를 가지고 있는 반면, 모바일 게임들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잠깐의 짬이 날 때마다 가볍게 한판을 즐기면서 언제든 중단하고 재개할 수 있는 게임플레이를 그 특징으로 삼고 있다.

 또, 키보드/마우스/패드 같은 간접적인 HCI 도구를 통해 캐릭터든 커서든 자신의 아바타를 움직이고 조작하도록 만드는 방식과 달리, 보여지는 화면에서 자신이 인터랙션 하고 싶은 혹은 해야 할 아바타나 대상물을 직접적으로 터치해 조작함으로써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행동에의 참여를 끌어내기 때문에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그간 게임이 가져왔던 전통적인 타겟층을 벗어나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플레이하며 소비하는 형태로 대중적인 사용자층에게까지 확대되게 되었고,  최근에는 이런 변화 속에서도 소셜네트워크와의 연동을 이용해 어마어마한 속도로 퍼져나가 미디어에서조차 다뤄질 정도로 유행하는 게임까지도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파급력은 게임 개발에 있어서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소모적인 경쟁으로 흘러가다보니 그 부작용도 대두되게 되었지만, 분명 이러한 상업적 성공은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성숙되어 온 기존의 시장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타겟과 시장을 만들어가는데 있어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큰 유행을 이끌어 가고있는 게임들의 공통점에는 무엇이 있을지, 크게 3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depth

 플레이어가 앱을 구동시켰을 때, 게임은 잠깐의 로딩 후 별다른 선택지 없이 곧바로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 모드를 선택한다든지 설정에 들어간다든지 하는 과정이 1st depth로 나와있지 않다는 것인데, 이러한 명확한 전개 단계는 모바일에 적합하게끔 빠르고 쉽게 게임을 시작하고 적응할 수 있게 만든다. 이런 복잡하지 않은 사용자의 선택지는 2nd, 3rd depth까지 접근과 선택하는 내비게이션 없이 게임을 시작해 '게임 플레이 - 게임 결과 - 랭킹 노출 - 상점 or 시작 선택 - 게임 플레이 (반복)으로 1st depth 내에서 유저 경험의 흐름을 완성시킨다.

 일반적인 온라인 기반 캐주얼 게임들이 흔히 제공하는 PvE 모드 몇 종, PvP 모드 몇 종, 인게임 상점, 캐쉬 상점, 경매장 등등으로 1st depth를 갖는 모바일 게임도 있겠지만, 한단계 depth만으로 흘러가는 인터페이스는 분명 기존과 다르다. 

 

 

1 play

 앞의 depth 부분에서 이야기 했듯, 이 게임들에겐 스토리모드, 경쟁모드 등으로 기본 룰을 변형해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는 여러 게임모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그 게임이 갖고 있는 차별화 된 고유의 기본적인 룰만 익히면 되도록 디자인 되어있지만, 그 안에서 게임의 시청각적 정보에 익숙해질수록, 패턴을 파악하고 학습해 적응할수록 더 좋은 결과(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추가적인 룰이 존재함으로써 재미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반복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제한된 시간이나 단 한번의 기회 형태로 게임의 시작과 끝을 묶는 단판 형태로 선택과 집중을 함으로써 최대한 간단하고 빠르게 플레이 할 수 있게 하면서도 매번 평등한 입장에서의 친구와 경쟁하게 함으로써 그 부담을 최소화 시키고 있다. 더불어, 친구가 경쟁 상대임과 동시에 자신에게 한판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협력 상대로도 끌어냄으로써 간결하면서도 심오한(!) 관계 구도를 만들어 냈다.

 

 

1 rank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캐주얼 게임들은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들과 함께 하기에, 플레이어가 이탈하지 않으면서 지속 반복의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어느 한 부분에 있어서라도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다양한 부가 시스템을 지원해왔다. 시간, 킬, 특수 행동 등의 특정 조건에 대입해 개별 보상하는 뱃지(도전과제) 시스템 뿐만 아니라 각 모드 별 랭킹, 승수 랭킹, 점수 랭킹 등등의 각 항목 별 결과 비교 랭킹 등이 그에 해당한다 하겠다.

 뱃지 같은 시스템은 단순히 자신의 진행과 결과에만 그 조건을 한정하지 않고, 소셜네트워크 상에 엮여있는 자신의 지인들과의 관계까지 포괄해 상호 원조를 할 수 있는 형태로 다양하게 변형되어 적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랭킹에 있어서는 시간이건 점수건 그 결과를 '총점'라는 하나의 최종 포인트로만 묶어냄으써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비교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이미 자신의 지인들과의 경쟁, 그리고 정기적으로 리셋되어 재도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시스템과 맞물려 뒤쳐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게 소셜네트워크 기반의 모바일 게임들이 PC 기반의 게임들과 비슷한듯 다르면서 그 플랫폼에 적합하게 변형되어 발전해온만큼, 한창 개발 중인 다양한 모바일용 MO/MMORPG들이 어떠한 형태로 PC 기반의 게임들과 다르게 변형되어 새로운 유저경험을 줄지도 기대가 된다.

 

 

Posted by JC Shin quvelab

A. 서사/서술보다는 상황을 통한 스토리 전달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끊임없이 목표를 부여 받아 해결해 나간다. 이 목표는 단기적인 목표 뿐만 아니라, 전체를 관통하는 장기적인 목표까지 포괄한다. 리니지의 경우는 원작 만화의 반왕 켄라우헬과 데포로쥬 왕자의 갈등 구조를 참조해 쫓겨난 왕자가 동료를 모아 ‘공성전’을 통해 영지를 차지하고 지배해 나간다라는 장기 목표 아래, 성장과 도전의 모든 상황을 사용자경험의 흐름으로 연결시켰고, 블레이드앤소울의 경우는 끊임없는 대사 전달과 적재적소의 연출씬을 통한 몰입을 통해 ‘복수’라는 큰 테마 속에 스토리 위주로 사용자경험의 흐름을 연결시켰다.

 

 두 게임 모두 기본적인 전제는 '영지 탈환'이나 '스승의 복수' 같은 스토리 테마 속에 녹아있다. 하지만 게임 컨텐츠의 구성에서는 차이를 보이는데, 리니지가 대사 전달이나 연계 퀘스트의 스토리텔링보다는 공성전을 위해 진행하는 과정 중의 갈등 구조(PK, 사냥터 점령 등)를 통해 창발적 경험을 이끌어내는데 반해,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직까지 보여지는 바로는) 유저의 창발성에 의존하기 보다는 철저히 계획된 대사 전달과 연계 퀘스트를 통한 스토리텔링을 통한 진행을 주요 경험으로 깔고 있는 듯 보인다.

 

 전자의 방법은 기획된 의도에 맞게 플레이 하는 유저의 참여가 쉽지 않다는 점, 후자의 방법은 의도를 전달하기엔 좋지만 반복적인 플레이에서는 매우 쉽게 지루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온라인 게임이 되고 싶어한 패키지 게임 디아블로3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성장과 반복이 주요 순환 컨텐츠로 쓰여지는 온라인 게임에서 스토리 위주의 흐름으로만 게임 디자인을 하는 것은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물량적 푸쉬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만큼 빨리 사용자가 이탈하게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컨텐츠를 디자인할 때 어떻게 고민해 볼 수 있을까? 게임 UX 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스토리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이러한 위험성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서사적인 이야기를 자잘하게 모두 만들어나가는 것 보다는 ‘왜 그러한 목표를 갖는지 그 당위성과 그 목표 하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행동에 있어 얼만큼 다양한 선택지를 갖는지, 그 선택지가 창발적 경험으로 이어져 반복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플레이 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지’의 측면에서 접근해 갈 필요가 있다.

 

 즉, 플레이어가 처해질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 속에서 샌드박스처럼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제공함으로써 서사적 스토리 진행이 아니더라도 내러티브의 흐름을 중심으로 해 플레이를 끌어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컨텐츠 디자인 작업에 앞서 이러한 형태로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을 설정해볼 수 있다면, 그로 하여금 연속성을 갖는 내러티브를 제시하고 그 하위에 속할 플레이 컨텐츠를 설계해 좀더 당위성 있으면서도 서사적이 아님에도 일관되게 흘러가는 스토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좀비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 '생존'이라는 테마 하에 게임을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생존을 위해서는 물과 식량, 자신을 보호할 칼이나 총, 잠을 잘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다. 내러티브의 연속성 하에 이를 구성해 보자면, '위험지역으로부터의 탈출 → 안전한 지역을 찾아가는 이동 → 주변 탐색을 통한 자원 확보 → 추가적인 생존자의 구출 → 자신이 속한 안전지대를 강화하고 세력을 형성 → 한정된 물자를 놓고 다른 세력과의 갈등' 같이 게임적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각각의 내러티브가 에픽 퀘스트를 설정하고 각 구역 간의 레벨을 디자인하는데 테마로써 쓰여진다면, '이동과 자원 확보' 같은 플레이를 '이목을 끌지 않고 회피하며 환경 진행' or '전면적으로 대항해나가며 전리품 수집' 같은 식으로 선택지를 나눌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러한 선택지 내에서 '정찰 → 전술수립 → 대응' 같은 식으로 퀘스트를 짜 넣을 수 있을 것이다.

 

 

B. 당위성을 갖고 연계되는 행동을 통한 스토리 전달

 

 게임에서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그때그때에 맞춰 유연하게 동작하는 행동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는 플레이어블한 부분이 아니더라도 방향 전환할 때 벽을 딪는다던가, 환경 위에서 손발의 상황에 맞게 IK가 적용된다든가, 못올라갈 것 같은 지역을 벽을 타고 올라간다든가, 성장에 따라 행동의 범주가 늘어남으로써 못가던 지역을 진입하게 된다든가 하는 식으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콘솔 게임에 비해 이러한 부분이 야박(?)하게 적용되고 있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일반적으로 잘 쓰이지 않았던 무브먼트 요소 중 하나인 '벽 타기'를 놓고 생각해보자. 블레이드앤소울의 공개 이후, 경공이라든지 벽을 타는 플레이가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게임들이 많이 등장한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벽을 탄다’는 기능적 행동은 개발기획 시 시스템적으로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사용자의 재미 경험에 있어서는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왜 그러한 행동을 해야 했는지, 그 행동에 있어 유저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이고 그를 통해 결과를 얻게 된다는 측면에서 행동 시스템을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작년 지스타에서 공개된 리니지이터널의 경우,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위기의 전쟁상황 속에서 아군의 공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벽을 타고 올라 문을 연다는 상황적 행동을 통해 벽타기 자체가 '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는 행동'으로써의 가치를 부여 받았다. 공성 단계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기 위해 몰래 벽을 타 올라간다든지, 공격 받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다리를 성벽에 대고 오리는 행동은 모두 아군에게 ‘문을 열어 기회를 주기 위한’이라는 상황적 전제가 깔려있다. 마찬가지로, 수성 단계에서 전황을 살펴보기 위해 높이 올라가 주변상황을 살필 필요가 있다는 전제를 깔고 나면 망루에 오르기 위해 공격 받아 무너진 계단을 복구한다든가, 아예 성벽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같은 행동이 창발적인 재미로 전달된다면, 플레이어 개개인에게 창발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으로써 사용될 수 있다. 이는 리니지의 바츠 해방전쟁처럼, 사소하지만 큰 영웅적 행동이 스토리가 되어 회자될 수도 있을 것이다.

 

C. 정리

 

 온라인 게임에서 '스토리'의 가치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개발자건 사용자건 왈가왈부가 많았다. 하지만 그러한 논쟁에 있어 스토리는 '서사적' 혹은 '읽히는 대사'로써 전달력만을 두고 회자되었지, 그 배경에 깔린 당위성에 대한 전달의 측면에서 이야기 된 부분은 적은 것 같다.

 

 위에서 다룬 것처럼, 게임에 있어 '상황을 통한 내러티브 텔링'이라든지, '샌드박스형 환경 속에서 행동을 통한 창발적 스토리의 형성' 같은 측면에서도 게임 내 스토리텔링의 가치와 그 방법들에 대한 논의가 되어, 게임의 스토리가 무작정 찍어내는 소모성 컨텐츠를 위한 설정이 아닌, 소설이나 만화처럼 주제를 갖는 '문화적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확장되기를 기대해 보고 싶다.

 

Posted by JC Shin quvelab
2012.06.22 15:54

게임 디자이너의 요건 game_dev2012.06.22 15:54

게임 디자인을 위해서 기획자가 가져야 할 능력에는 참으로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시작'을 위해 필요한 자질은 다음 정도로 추릴 수 있을 것 같다. 6개 정도로 끄적였었는데 길게 글 쓰면 꼭 지루해지기에 4개 정도로 추려보니...

 

창의력, 통찰력, 표현력,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써놓고 보니 수많은 책들과 인터뷰에서 중복적으로 발견되었던 요소들인지라 '나만의 정의' 뭐 이런 것도 아니기에 '유일한 정의는 이거다!!'라고 할 수도 없으니 그냥 봐주시면 될 것 같..;;

 

1. 창의력 / Creativity

 게임 디자이너는 '무엇 what'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창의, 창조 Creation'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위한 노력에서 나온다기 보다는 끝없는 관찰과 사고를 통해 어떠한 대상/기능/목표가 분해되고 조합되어 도출되는 아이디어에 기반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가 단순히 자신만 이해할 수 있는 '생각'에 그친다면 그것은 창의을 발휘했다고 보기 어렵다. '창조하는 힘 = 창의력'이란 정의에 비춰보건데, 자신이 상상해낸 아이디어를 '재미'에 대입하여 구체적인 '무엇'이 되어갈지를 찾아가고 정의해 낼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관찰을 통해 각종 게임/사물/사고를 분해하고 혼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보고 이를 구체화해 글, 이미지, 영상 등의 '공유될 수 있는 형태'로 재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2. 통찰력 / Insight

 그러나 자신이 생각한 모든 것이 새롭고 재미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자신의 기준이 아닌, 함께 개발하는 동료의 시각 혹은 그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사용자의 시각을 통한 객관화를 통해 그 경험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학습과 도전, 그에 대한 성취를 의도에 맞게 가져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의 반복이 몰입(Flow, Gamification & 소셜게임 내 역자 주 참조)으로 연계되어 갈 수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예측은 비전 단계에서 시장에서의 포지셔닝, SWOT을 통한 경쟁력 측정, 사용자의 니즈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예상되어 소요되는 비용과 그 효과, 성공 가능성까지 미리 예상해 볼 수 있도록 분석되어 통찰될 수 있어야 한다.

 비전이 아닌 일반적인 기획이라 하더라도 기존의 유사 기능 혹은 유사 경험 요소에 대비해 어느 지점에 있는지에 대한 포지셔닝과 경쟁 상대에 비해 어떤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 어떤 목표 혹은 유니크한 요소가 차별성을 줄 수 있을지에 기반해 '그러므로 이렇게 해보자'의 제안으로써 던져질 수 있어야 한다.

 

3. 표현력 / Expression

 이전의 글들에서 스토리텔링과 사전영상화 관련 글에서 누누히 강조했듯, 하나의 이야기(혹은 비전)에 대해 떠올리는 각자의 추상적인 느낌은 매우 다르다. 따라서, 그에 대한 초석을 닦아야 할 기획자 입장에서는 어떠한 목표 혹은 what을 일반화 해 구체적으로 같은 이미지를 그려감으로써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는 제작할 요소에 대한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기준이 될 수 있어야 하기에, 이미지 혹은 영상 같은 형태로 제안될수록 좋다. 포토샵으로 가상의 스크린샷을 만든다든지, 파워포인트로 기능의 목표와 구성/흐름을 제시한다든지, HTML이나 Visio 문서를 통해 FSM이나 UML 형태로 흐름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든지, 플래시 혹은 프리미어/애프터이펙트를 통해 편집된 무비클립으로써 직접적인 행동 혹은 조작 경험에 대한 가상의 영상이 될 수록 점점 공감할 수 있는 표현 수준이 올라갈 것이다.

 만약 그런 것들보다 '텍스트'의 형태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예쁜, 스타일리쉬한' 등의 형용사적 서술보다는 명사(기술 혹은 정의)나 서로가 알고 있는 대상체(벤치마킹)로써의 서술되는 것이 조금 더 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에서 주의할 점은, 기획자보다 더 전문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담당자의 업무 범위를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UI 디자이너에게 보내는 기획서에 '폰트는 맑은고딕 16px로, 꼭 drop shadow 해 잘보이도록  예쁘게 잡아주세요' 같은 식의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4. 커뮤니케이션 / Communication

 게임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안을 심상화 하고 그 구체적 결과물을 동작하고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 디자인은 이 모든 과정에 있어 비전을 만들고 그를 구동시킬 로직의 목적과 뼈대를 제안하고 구현하도록 진행해야 하므로, 설계 단계부터 모든 구성원과 공감대를 만들어 끊임없이 서로가 논의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제시'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제시가 아닌 '제안'을 함으로써 유관된 개발자가 직접 그에 맞는 목표를 그려보고 더 살을 붙여 제안할 수 있도록 유도해 가는 것이 좋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설득'의 과정이 끊임없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협력자가 늘어갈수록 개발의 난이도는 낮아지고 성취감은 높아진다.

 즉, 일방적인 강요보다는 상대의 역할과 능력을 존중하며 그 목표와 입장을 이해하고 그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설득할 수 있도록 해야 좀더 유연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어떤 것 보다도

 게임 디자인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상대에게 목표를 제안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함께 달려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진행하는 형태가 되어야 반복 개발의 압박 속에서도 서로가 신뢰를 쌓고 함께 피로를 해소하며 진행되어갈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JC Shin quvelab
2012.06.15 09:30

게임 UX 기획 - 04. prototyping 下 game_dev2012.06.15 09:30

01. what
02. how
03. storytelling
04. prototyping


게임 UX 기획에서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만들고자 하는 게임의 기술/기능/규칙 같은 어떻게 만들까에 대한 고민보다, 플레이어가 이 게임을 할 때 어떤 감성적인 재미와 만족을 느끼게 될까"로 개발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근래 출시된 액션 혹은 RPG를 위시한 게임들이 전투/협력/수집/성장 같은 기능적, 규칙적 요소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하게 구현되어 있어 크게 차별화되지 못하는 문제가 아쉬웠던 것도 하나의 이유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시스템이 유사성을 갖더라도 내러티브나 전달 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다면 분명 다른 감성적 경험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개발 단계에서 프로토타입이라는 의미가 '특정 기능이 구현된 플레이 버전' 같은 식으로 좀 애매하게 쓰이는 경우도 많지만, 그보다 '이 게임 만의 특징적 요소를 검증해보기 위한 버전'으로 사용한다면 그 감성적 경험이 과연 재미있을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이라면, 앞의 'prototyping - 上'편에서 다뤘던 내용처럼 기능을 하나씩 완성해 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시연 데모 혹은 영상을 만드는 것 만으로도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여튼 이렇게 3월 초에 上편을 작성한 후, 목표로 하고 있던 사전영상화라는 과정을 회사에서 최소 규모 인력으로 진행 중인 현재 프로젝트에 전격(!!) 도입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역시 이번에도 시행착오가 발생함과 동시에 인력 이탈 문제가 발생하여 멘탈이 붕괴... 업데이트가 늦어지게 되었다.


본 연재에서는 게임 플레이 속 유저 경험을 실제 구현 이전에 사전에 예상해 볼 수 있도록 영상으로 프로토타이핑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이렇게 작업을 진행해 중간 평가를 해본 결과, "이거 그냥 컷씬하고 뭐가 달라?"라는 가슴 아픈 피드백을 받게 되었다. 영상에 UI까지 임시로 얹어보니 그런 느낌이 조금 덜해지기는 했지만 알 수 없는 이 미묘한 이질감...

그렇다!! 실제 게임은 분명 "이미 어느 정도의 가용 범위가 정해진 카메라 시점과 조작에 따라 (조금은 딱딱하게 연결되어가며) 움직이는 모션"이 바탕이 되는데 영상에서는 그러한 제약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내키는대로 작업하게 된 것이 아무래도 "연출된 씬"이라는 느낌을 주게 되어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게임의 장르가 정해지고 나면 분명 그에 맞는 카메라 시점이 있을 것이다. 근래의 MMORPG나 액션 게임들은 대부분 3인칭으로 캐릭터의 뒤를 쫓아가며 전신을 보여주는 시점 혹은 상체 뒷면을 보여주는 TPS형 시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디아블로3나 리니지 이터널처럼 애초 의도에 따라 쿼터뷰(isometric)로 고정해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사전영상화 작업은 플레이어에 의해 조작될 실제 게임 플레이를 가상화 해보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이 게임의 시점을 고려해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르적 특성을 아우를 수 있는 시점 내에서 카메라가 캐릭터를 쫓아가며 행동을 관찰하도록 의도해야 좀더 실제 게임적인 사전 예측이 가능하게 된다. 물론 이벤트 성격이라든지, 스킬이라든지, 피니시 무브 같은 연출성 플레이의 경우에 별도의 카메라를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라, 처음부터 고려할 대상은 아닐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달려가다가 문 앞에서 멈춰서지 않고 갑자기 사이드스텝 밟고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는 등의 모션은 실제 게임 플레이하고는 매우 괴리감이 느껴지는 표현일 것이다. 물론 naturalmotion의 Euphoria 같은 미들웨어를 쓴다면 굉장히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 조차도 조작과 상황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가정할 때, 문을 연다/ 무엇인가를 설치한다/ 잡아 당긴다 같은 행동을 함에 있어 그 직전 단계에서 UI에 의한 알림을 노출하기 위한 여백 시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래의 영상을 먼저 살펴보자.

 



이미 액션 어드벤처쪽에서는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한 언차티드의 pre-vis 영상이다. 카메라 시점과 캐릭터의 행동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그 의도와 조작계를 감안해 영상으로 보여지게 함으로써 해당 시스템에 대한 감을 잡기가 쉽다.

창발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특징적 기능이 어떤 식으로 게임 내에서 사용될 수 있는지도 미리 설정해 볼 수 있다. 아래는 "포스"를 게임 내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반응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알 수 있게 작업된 스타워즈:포스언리쉬드의 pre-vis 영상이다.



사실 사전영상을 만들때는 꼭 자체 리소스를 통해 제작할 필요는 없다. 더미 리소스라든지, 기존의 게임에 사용하던 리소스를 가지고 화이트박스 형태로 쌓아올림으로써 좀더 빠르게 콘티를 잡아보고 반복 수정을 통해 최종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전영상화라는 것이 반드시 avi나 wmv 같은 영상의 포맷을 가질 필요는 없다. 더미 레벨을 만들어 본다든지, 더미 콘티를 통해 컷씬의 기본적인 흐름을 볼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사전영상화 작업 중의 하나라 볼 수 있다.



이 영상은 이미 구현된 무브먼트 관련 기능들을 바탕으로 하여, 화이트박스로 레벨을 구성함으로써 어떤 흐름 구성을 갖게 될지를 미리 시뮬레이션 해본 화면을 녹화한 장면이다.



위의 영상은 언차티드 개발사인 너티독의 신작, "The Last of Us"의 2011년 트레일러 영상의 화이트박스 콘티이다. 게임 플레이는 아니고 컷씬의 형태로 작업된 것이겠지만 콘티 조차도 사전영상화 작업을 통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는 영상이다. 최종 완성본과의 비교는 여기를 눌러 함께 볼 수 있다.


만약 하나하나의 기능이 아닌, 프로젝트 전체 성격을 아우를 수 있는 어떤 특징적 요소의 비전을 영상화 하는 것이라면, 룩앤필이라든지 레벨구성까지 포괄할 수 있는 형태로 언리얼의 마티니 같은 씬 에디터를 통해 실제 게임의 최종적인 모습을 아래처럼 미리 영상화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전영상화 작업이 만약 위의 영상처럼 비전 컨셉을 포함해 작업되어, 김학규 PD님이 트위터에 남겼던 것처럼 "이 게임 특징이 뭔가요?"라는 물음 이전에 완성된 영상만으로도 "그래서 이 게임 언제 나와요?"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어느정도는 성공한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전영상화는 비전을 제시하는 포괄적인 형태부터 레벨 구성, 하나의 기능에 대한 활용성 등의 프로토타입 전후 작업 뿐만 아니라 어떤 기능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같은 밑그림으로써 작업할 수 있게 하는 공유의 성격까지 가진 작업 방식의 하나이다. 우리가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의 동영상이나 스크린샷을 보고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실제 구현되지 않았더라도 그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 의도가 무엇인지, 어떤 경험이 주어질지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한다.




프리-프로덕션은 어떤 것을 만들까에 대한 고민의 비중이 좀더 큰 기간이다. 비전을 세우고 룩앤필과 유저경험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나가 분명한 지향점이 정해지고 난 후에는 이제 프로덕션에 돌입해 그에 맞는 시스템이나 컨텐츠를 대량으로 만들어 실제 그 프로덕트를 구성해 나간다.

이 프리-프로덕션의 과정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플레이어블 버전이 있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장르나 비전 목표에 따라서 필수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결과물로 연결될 수 있을까에 대해 그 프로젝트의 많은 부분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변형되어가며 달라질 수 있는 시기임을 생각한다면, 이 플레이어블 버전이 반드시 최종 버전까지 고려해 공들여 잘 짜여진 프레임워크와 규약들을 구축해 시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물론 대규모 팀이라면, 이러한 작업까지 모두 병행하며 쌓아갈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할지도 모른다.)

만약 플레이어블 버전을 만들 수 없는 인력 구성의 소규모 팀 혹은 제안을 위한 프로젝트 TFT(Task Force Team)라면, 비전은 정해졌지만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좋은 쪽을 찾기 위해 내부에 나뉜 애자일 TFT라면 어떻게 프로토타이핑을 해야 할까.

앞서 다뤘던 Low Level 기반이냐 High Level 기반이냐에 관계없이, 게임의 초기 프로토타입의 목적은 '어떻게 동작하고 반응하며 그 플레이가 재미있어 보이는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이래서 재미있다!!라고 기획서나 PT 문서로써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를 통해 각자가 떠올리는 모습이 모두 공통되게 감성적인 재미를 자극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제작을 함에 있어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할 때, 말로써 설명하거나 그림이나 도표로써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모두가 같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영상으로써 적절한 시기에 제시될 수 있다면 좀더 빠르고 효율적인 반복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작정 참고할 타이틀을 하나 잡고 비슷하게 만든다 혹은 이미 표준화되다시피 한 기획 구성과 방법론으로 만든다 같은 개발 진행보다, 유저 경험을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개발을 시작해 다양한 결과물로 귀결될 수 있는 방법들을 통해 더 재미있고 좋은 게임들이 많이 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JC Shin quvelab
2012.04.16 16:16

공간 최적화로 레벨 디자인하기 game_dev2012.04.16 16:16

게임 UX 기획 마지막편을 남기고 개인적인 이유로 한달여간 쉬게 되었습니다. 원고를 위해 키워드들은 정리해 놓았는데,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건지 마무리를 빨리 못짓겠네요. 그래서 이번엔 잠시 다른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국내에서 액션이나 RPG를 위시한 게임의 개발 기획 영역은 크게 시스템 디자인과 컨텐츠 디자인으로 나눕니다. 이 중 컨텐츠 디자인은 아이템이나 스크립트, 레벨 등등 포괄하는 범위가 좀 넓은 편이라, 그만큼 다방면으로 얽혀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레벨 디자인 같은 경우는 그 범위가 크고 아름답기에 아예 시스템/컨텐츠와 비등한 단계로 보기도 하지요.

레벨 디자인은 공간을 만든다는 부분에서 그래픽 파트와 얽히고, 상황에 따른 분기나 이벤트 트리거 등을 설치한다는 측면에서는 스크립트 파트와, NPC나 오브젝트를 배치하고 전투를 구성한다는 측면에서는 AI 파트와, 배치된 개체들의 속성값과 변수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시스템 파트와도 얽힙니다. 그만큼 실질적으로 플레이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체험하게 될 게임 플레이를 만드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의도가 분명하게 들어갈수록 재미있어지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Halo / Top-Down Level Design

 

레벨 디자인의 본질은 캐릭터가 놓여지고 이동하게 될 동선으로 구성된 입체적/평면적 공간을 만들고, 그 위에 NPC나 오브젝트 등의 대상을 배치함으로써 플레이어의 행동을 촉발시키고 다변화시키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 위를 이동하면서 길을 찾거나, 주변을 배회하는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피하고, 주변의 환경을 조사해보고 채집하거나 봉인을 푸는 등 캐릭터의 성장과 수집에 필요한 시간을 소요시키는 공간으로써 사용됩니다.

플레이어는 이렇게 준비된 레벨을 플레이하면서도 최소의 시간과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합니다. 자신의 캐릭터 레벨이나 퀘스트 상황에 맞춰 필요한 곳에서는 사냥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빨리 이동하려고만 할 것이고, 사냥을 한다면 가장 짧은 시간 내 처리할 수 있도록 몬스터의 특성을 파악해 장비를 맞추고 스킬을 사용할 것입니다. 맞닥뜨린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대응을 하는 행위를 메커니즘으로 본다면 '최적화'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랄프코스터의 재미이론에 따르자면, 주어진 난관을 학습과 도전을 통해 극복했을 때 보상하는 형태로 재미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난관을 맞닥뜨리게 되면 긴장하게 되고, 난관을 해소한다면 이완하게 되는 인간의 심리와 연계되는 것이겠죠. 게임에서는 몬스터 혹은 트랩, 심지어는 적대 세력 같은 대립되는 상대가 등장해 캐릭터의 진행을 방해하려 합니다. 이러한 요소를 거리 관계에 대입해 본다면, '적'이 가까이 온다는 것은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반대로 '적'이 멀어진다는 것은 '내 피해를 줄이면서 대응할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레이어를 이완시키는 형태로 그려지게 됩니다. 거기에 갑작스럽게 맞닥뜨리는 몬스터나 트랩은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켜 드라마틱한 대응을 요구함으로써 재미를 끌어올리게 되죠.

 

 

이러한 거리 관계 메커니즘은 Vector Poem의 Coelacanth : Lessons from Doom(1993)라는 글을 통해 아래처럼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Doom (1993) Level Design

 

- DOOM의 플레이는 근래의 현실적 FPS와는 달리, 추상적인 액션 자체에 집중해 있다

- 내 행동은 빠르지만, 상대는 느리게 행동하는 주제에 되도록 나에게 근접하려고 한다

- 날아오는 발사체를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슈팅 플레이를 갖는다

> 따라서, 유저는 상대 개체/그룹과 거리를 유지해가며 효율적으로 때려잡아야 한다

 

하지만 FPS나 TPS처럼 시야 내에서의 거리 관계를 통해 기민하게 행동해야 하는 액션 게임에만 통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MMORPG를 하더라도 파티 플레이에서 몬스터 그룹이나 AI를 고려해 마킹하고 매즈하며 진행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동일한 메커니즘이 분명 그 안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거리와 긴장의 함수 관계에 다양한 변곡을 줘 그 재미를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긴장과 이완을 조율하는 확장적인 축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일단은 가장 대표적인 방해 요소인 몬스터의 다양한 속성을 통해 확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AI에 따른 선공/비선공을 비롯해 이동 방식의 차이 및 접근 속도, 원거리/근거리 공격, 일정 거리 유지, 추적 같은 고유의 값이 차등화 되고, 그런 다양성을 갖는 몬스터가 어떻게 조합 배치되며 스폰되는지에 따라 같은 공간에서도 상당히 다른 변주를 가능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아래의 공간 최적화 변주의 기준을 본다면, 더 많은 기준들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거리형 : 인지 거리/각도 안에 들면 인지한 대상에 다가오거나 도망, 거리를 유지하며 이동 공격해 공간 최적화를 방해

  예) 스타크래프트 : 닥템으로 히드라 썰고 싶은데 얘들이 자꾸 도망가면서 침 뱉어서..

- 상태형 : 갑자기 캐릭터를 붙잡거나 매즈를 걸어 잠시 이동불가 혹은 상태이상을 촉발해 공간 최적화를 방해

  예) 던전앤파이터 : 냉기 걸리면 좌우이동 연타해야만 이동불가가 해소..

- 이동형 : 밀거나 당기는 형태로 캐릭터의 위치를 직접 옮김으로써 캐릭터의 공간 최적화를 방해

  예) 레프트4데드 : 스모커가 갑자기 파티 한명 잡아 당기면 어딨는지 찾느라 정신이 아득..

 

하지만 전투 중 짜증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면, 플레이어가 인지할 수 있는 범위 혹은 시야 내에 문제의 원인이 보여질 수 있도록 레벨 디자인 되어야 합니다. TPS나 FPS 시점에서는 시야 범위가 한정되기 때문에 L4D에서 스모커가 날 붙잡던지 어디선가 부머가 오바이트 하면 순간 놀라 카메라 돌려서 어느 쪽인지 확인하려고 더 긴장감을 주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근거리/원거리 몹을 조화롭게 배치하지 못하고 언차티드3의 배 무덤처럼 스나이퍼 몹만 죽어라 리스폰한다던지, 에어리언브리드3처럼 쿼터뷰인데 화면에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 있는 몬스터가 쏜 발사체가 날라와 나를 맞춘다던지 하는 부분 = 나의 피격 원인을 곧바로 파악할 수 없는 배치와 몬스터의 공격 범위 등은 그저 짜증만 유발할 수 있습니다.

 

몬스터를 통한 공간 최적화 변주와 마찬가지로, 지형과 지물을 통해서도 플레이어의 공간 최적화 욕구에 허를 찌르는 긴장 구성을 의도할 수 있습니다. 시점 상에 가려지는 사각 지대 영역을 동선 상에 배치한다던지, 층 혹은 높이에 의해 나뉘어 있어 곧바로 확인해 볼 수 없는 지형 같은 구성을 통해 거리와 인지 관계의 변주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이 지형/지물의 구성을 동적 사물 혹은 몬스터 스폰과 함께 사용함으로써 난이도와 소요 시간을 쉽게 조율할 수도 있습니다.

 

- 제약형 : 이동 경로 앞/뒤를 차단해 강제적으로 좁은 지역 내 마음대로 이동 못하게 만들어 공간 최적화를 방해

  예) 데빌메이크라이 : 특정 공간을 쪼개서 그 안에 몹 다 잡기 이전엔 앞으로도 뒤로도 못나가..

- 함정형 : 주기적으로 발동되는 바닥 트랩이나 무빙 타일을 이용해 타이밍을 잡아 움직이도록 공간 최적화를 방해

  예) 마비노기영웅전 : 회전 칼날이나 가시 톱니바퀴가 움직이는 패턴 파악하고 움직여야.. 몹에게 역이용 가능!!

- 전선형 : 캐릭터의 경로/위치에 따라 몹이 포메이션을 형성하고 스폰함으로써 전선을 형성해 공간 최적화를 방해

  예) http://www.slideshare.net/aishop/ss-10222052 이 좋은 글을 읽어보시면 레벨 디자인 총정리가..

 

플레이어가 게임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공간을 최적화 하려는 방법을 기준으로 삼아 그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게임 플레이를 기획하는 접근이 더 재미있는 게임 디자인을 하는데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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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C Shin quvelab
2012.03.02 16:12

게임 UX 기획 - 04. prototyping 上 game_dev2012.03.02 16:12

01. what
02. how
03. storytelling
04. prototyping

참 지루하고 재미없던 4회짜리 연재가 드디어 끝나간다!! 다시한번 재미없는 중년남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것에 조금 자괴감도 들긴 하지만, 애초부터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잘못된 만남이였을지도 모르겠..
게다가 쓰다보니 전공 분야도 아닌;; 프로듀싱과 얽히는 내용까지 끄적이는 바람에 내용이 지루하게 길어져서;; 너무 길어지면 아무도 안읽을까봐 핑계삼아 프로토타이핑은 2번에 나눠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어쨌든 프로토타입. 게임으로도 동명의 게임이 출시된 바 있지만, 어떻게 보자면 참 공대스러운 단어일수도 있는데 우리가 참 여기저기서 많이 듣는 단어이기도 하다. 뭔가 만들때 실험삼아 먼저 만들어 본 목업(Mock-up)도 프로토타입이라고 하고, 테스트를 위해 제작된 여러가지 구동되는 샘플들도 프로토타입이라고 하고.. 사전을 뒤져보면 '원형(原型)'이라고 뜻이 뜨는데, 이걸 또 굳이 해석하자면 '본래의 모습' 정도이려나;; 어쨌든, 최종 단계에 이전에 어떤 목적을 갖고 구현된 구체적인 모습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풍동실험을 위해 만들어진 2009 Tesla Roadster Sport의 프로토타입 목업. 갖고싶..

게임 개발에 있어 프로토타입이라는 것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프리-프로덕션 단계에 한정해 프로토타이핑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앞에서 다룬 의미와는 조금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 목적이나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의 수준이 최종 단계 이전의 구현된 구체적인 모습보다는 상상해보았던 기술적인 혹은 기능적인 메커니즘을 실제로 구현해 게임으로써의 가능성을 검증하거나 보완해내기 위한 정도이거나, 실제로 어떻게 플레이 될지 혹은 어떻게 보여질지를 스케치나 영상, 혹은 시뮬레이션으로 구체화 함으로써 구현 이전에 방향성을 확인하고 더 재미있는 쪽으로 정리하고 확장해내기 위한 정도로 하나의 완성 직전의 모습보다는 굉장히 '부분적'으로 나뉘어있는 특정 단위로 만들어질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게임의 프로토타이핑을 유저경험의 시뮬레이션이라는 전제하에 진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수많은 개발사나 프로젝트가 존재하는만큼, 정말로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 중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체험했던 큰 두가지 정도만 다뤄보고자 한다.
하나는 최종 단계에서 사용될 각 기능과 규칙 요소들을 순차적으로 실제 구현해가며 게임의 뼈대부터 차근차근 올려나가는 'Low Level Game Design'의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최종 단계에서 플레이 될 유저경험을 예상하고 이를 우선적으로 각각 동시에 시뮬레이션 해본 후 그 중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방법만을 선별 구현해 추후 하나의 형태로 합쳐나가는 'High Level Game Design'의 방법이다. (각 용어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High-_and_low-level 참고)

전자의 경우는 의도하는 게임 플레이나 각 기능(우측 그림에서 수평적으로 배치된 각각의 Component)이 실제로 하나씩 완성되어가면서 개발되기에 시스템을 쌓아가며 비교적 일정을 준수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시스템 완료 후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QA와 그에 컨텐츠를 대입한 게임 플레이를 만들어 적용한 후에나 유저경험의 감성적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후자의 경우는 영상데모나 로직데모 등 작은 단위의 컨텐츠를 시스템 구현과 별개로 쪼개서 만든 목업(우측 그림에서 수직적으로 도려낸 The Slice)을 통해 유저경험의 감성적 품질을 예측해본 후 좋은 것만 선별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목업에 있어 개발 일정이 지연되기 쉽고 이러한 각각의 조각난 목업들에 포함된 각 기능 단위의 완성된 시스템을 만들어 통합할 때 부하가 커지는 단점이 있다.

일부는 스크럼을 비롯한 애자일 개발도 프로토타이핑 방법 중 하나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위의 각 방법을 어떻게 진행하느냐의 과정에 대한 방법이 될 순 있어도 독립적인 하나의 전혀 다른 프로토타이핑 방법은 아니라 생각되어 여기서는 제외하였다.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Vertical_slice 이미지)


이 차이에 대한 관점은 아래 kotaku에 공개되었던 데몬즈소울 배급에 대한 소니의 일화에서 잘 드러난다.
(발번역 죄송..)

In Japan, assets for a game are developed in parallel; in the U.S. "game development is typically a vertical slice."
Thus the early build, "the team tried to create a small piece of the experience that resembles the final product."

일본에서는 게임의 요소들이 병렬로 개발된다. (반면) 북미에서의 게임 개발은 전형적으로 수직형 조각의 형태가 된다.
그러므로 (북미 개발의) 초기 빌드에서 개발팀은 최종 제품과 닮은 (유저)경험의 작은 일부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Demon's Soul ⓒ From software

설명이 충분하진 못한 것 같지만.. 앞의 정의나 kotaku 기사에서의 요점은 일본을 위시한 Low Level 접근에서는 각각의 기능을 완성해가며 게임이 조금씩 형태를 갖추기 때문에 최종 모습의 구체적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그조차 제공되는 순서대로 볼 수 밖에 없는 반면, 북미를 위시한 High Level 접근에서는 각 기능 단위가 아닌 어떤 유저경험의 특징(?) 단위로 그 모습을 먼저 시뮬레이션 해보고 들어가기 때문에 좀더 최종 모습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특징이나 장르 혹은 팀의 상황 등을 고려해본다면, 두 방법 중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최초에 제시된 비전 자체가 감성적인 유저경험보다는 어떤 로직적인 측면에서의 재미에 집중해야 하는 퍼즐 게임이나 아케이드 게임에서는 Low Level의 프로토타이핑이 더 효율적이고 유용하다. 반면, 다양한 행동을 통해 진행되는 어드벤처나 RPG 같은 게임들에서는 어떤 행동들로 어떤 플레이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High Level 접근이 좀더 개성있고 차별화되는 프로토타이핑을 도와줄 것이다.
물론 이런 RPG류의 게임이라도 논타게팅, 던전메이킹, 소셜네트워크 연동 같은 기능적 요소에 치중한 비전을 갖고 있다면 그 또한 기술적 검증과 그로부터 파생될 재미와 가능성을 먼저 확인해 볼 수 있도록 Low Level의 접근이 더 좋을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의 일반적인 게임 개발에 있어서도 대부분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렌더링, 컨트롤러, 로직 등 실제 구현에 필요한 요소들을 하나씩 쌓아올려가며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Low Level 기반의 개발이 더 많은 것 같다.
아마도 최초의 프로토타입은 이동과 기본 전투, 두번째 프로토타입은 레벨 구성과 스킬 전투 등등으로 각 기능을 순차적으로 개발하며 쉐이더와 라이팅도 적용해보고, 엑셀 연동 데이터 구조도 만들고 하는 식으로 개발해 나갔을 것이다.
이런 방식은 처음 몇 번의 프로토타이핑은 매우 빠른 반복개발 속에서 점차 확확 달라지는 모습의 플레이 가능한 결과물을 도출해 몇 차례의 까다로운 초반 허들을 통과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의 맹점은 개발을 하면 할수록 기존에 완성된 기능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나가는데 요구되는 시간과 자원이 계속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각자가 어떤 요소에 대해서 같은 상상과 느낌을 갖고 개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그럴 때마다 이미 프로그래밍되어 구현된 결과물이 기획에 맞네 다르네, 어쨌든 난 만들었으니 쓰는 사람이 값을 넣어서 수정해보던지 말던지 등등으로 사후 확인을 하는데 자원이 소모된다.

구현된 결과물을 함께 보고 기획자, 프로그래머, 그래픽디자이너 각각의 입장이 확연하게 갈리는 순간!!

또, 기획이 변경되거나 피드백의 벽에 부딪히게 될 때마다 요청되는 요소들이 구현된 기능 기반의 환경에서 추가할 수 있는 것인지, 예외처리를 해야하는 것인지 등등까지 따지고 들어가다보면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검증하는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까지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마일스톤의 일정이 지연되다보면 허들을 통과하기 위해 보여줘야 할 부담이 누적되어, 리더의 입장에서는 전에 없던 어떤 것, 더 많은 기능 등에 집착하게 만들기 쉽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의 이런 변화는 사실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이미 구현된 시스템과 로직이 있는 상태에서는 허들의 피드백이나 팀이 당면한 상황에 맞춰 변경하고 빼버리고 전혀 다른 것을 추가하려는 시도의 반복 자체가 팀에 큰 부담을 안기게 된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프리-프로덕션에서도 플레이 데모 형태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이 나쁠 것이야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굳이 어떤 게임 플레이로 유저경험의 재미를 살릴 것인지를 찾기도 이전에 프로덕션과 다른 없는 단계로 개발을 하면서 부담을 키워나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는 게임의 최종 버전을 예상하여, 어떤 플레이들이 유저경험으로 전달될 것인지를 먼저 쌓아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팀이나 프로젝트의 규모가 충분한 기간과 버짓, 인력을 통해 순발력 있게 프로토타입을 뽑아낼 수 있는 형편이 되는 것이 아니라면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준비를 먼저 해둘 필요가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직접적으로 어떻게 플레이될 수 있겠다'에 대한 감성적 경험을 시각화된 형태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 지루한 연재에서 의미한 '비전'이라고 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시했던 프로덕티비티 퓨처 비전 같은 영상이 그 개념에 대한 감을 잡게 해줄 것이다.

원래 이번에 다루려했지만 괜히 잘 알지도 못하는 프로듀싱 얘기랑 엮느라 빼먹은;;;; 게임에서의 사전영상화(Pre-visualization)에 대한 얘기를 진짜로 다음에 꼭 좀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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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C Shin quvelab
2012.02.16 19:35

게임 UX 기획 - 03. storytelling game_dev2012.02.16 19:35

01. what
02. how
03. storytelling
04. prototyping

요즘 이곳저곳에서 스토리, 호은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사용한다. 스토리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이야기'라는 뜻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지만, 스토리텔링을 우리말로 옮겼을때 무엇일지는 바로 확 떠오르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네이버 사전님을 찾아보니.. 스토리텔링은 구연동화 할 때의 그 '구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구연이라면.. 이야기 그 자체보다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행동(아래 그림)일텐데, 그렇다면 듣는 이가 제대로 상상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것이 그 본질이 아닐까 싶다.

쑝가지?


게임의 유저경험을 기획해 보자는 이 글에서 다루는 스토리텔링은 '완결되는 하나의 이야기에 대한 것'이 아니라 '게임을 관통하는 주제(테마)로써의 내러티브를 만들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이전 2회의 what & how 내용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게임을 구체적인 내러티브로 만들어내는 것을 우선 다뤄보고자 했고, 이제는 그렇게 구상해 본 내러티브를 어떻게 기획 과정에 적용해 들어갈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일반적으로 우리가 스토리라 말하는 것은 기-승-전-결의 선형적이고 서사적 구성을 갖는, 사전 그대로 '이야기'이다. 소설, 영화, 만화, 게임 등 모든 이야기들은 대부분 이러한 구성 속에 인물과 사건, 그리고 배경이 등장한다. 이 요소들이 의도된 주제를 관통하여 흘러가고 완결되어짐으로써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성적 대리 경험의 재미를 전달한다.

이 구성를 게임만의 관점에서 보자. 가장 크게 차이날 수 있는 부분은, 게임의 유저는 플레이어가 되어 등장인물의 행동을 조작하고 그를 통해 배경과 사건에 상호작용함으로써 조금씩 다른 선택지를 통해 여러가지 결과를 볼 수 있는 특징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의도된 이야기일지라도 반드시 하나의 선형적 단방향성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고, 특히나 끊임없이 업데이트 되어야 하는 온라인 게임 같은 경우라면 더더욱 기존의 이야기 구성과는 다른 작업을 요구하게 된다.
이 때문에 게임에 있어서의 스토리는 제작을 하며 부딪힐 수 있는 기술적인 변경사항이나 일정 상의 한계, 레벨디자인 등의 컨텐츠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미 문제 등을 고려한다면 전혀 바뀌지 않는 완전히 마무리 되어있는 형태로 짜놓고 들어간다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다.
그렇다보니 온라인 게임의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어떤 완결된 스토리를 쓴다기보다 Look&Feel 및 목표점을 지정하기 위한 세계관과 전투(혹은 주요 플레이 행동) 플레이 구성을 위한 직업(혹은 종족)을 중점으로 접근하게 된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많은 기획자들이 오해하고 실수하는 부분이 발생한다. 그것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 유래와 유구한 역사, 지역과 인물 등등을 WoW급으로 구축하고 설명하는데 온갖 열정을 쏟아부어 수십장에 이르도록 장엄한 스토리 기획서를 작성하게 될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덕분에 몇 개월에 걸쳐 머리를 짜내어가며 쓰여졌을 그 이야기들은 실로 엄청나게 방대한 세계를 제시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개발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조차 쉽게 몰입해 읽기 힘들 정도로 길고, 지루하며, 복잡하다. 개발자는 자신이 맡을 요소가 아니라면 귀찮아지는 탓도 있겠지만, 플레이어라 해도 당장 실제적으로 내 아바타가 직접 부딪히게 될 사건과 할 일에 관심을 갖게 되지, 200년 전 왕위 찬탈 사건의 음모와 그에 관계된 몇대 후손의 불타오르는 복수심이 왕국을 무너뜨리려 어쩌구 등등 따위의 게임에 당장 드러나지도, 경험되지도 않는 백과사전식 인물/사건/배경에 감정을 대입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두고 바이오쇼크 시리즈를 만든 Ken Levine은 GDC에서 아래와 같이 말하기도 했다.

"The bad news is for storytellers is that nobody cares about your stupid story...
no matter how detailed or lovingly you craft it."

"스토리텔러에겐 좋지 않은 얘기지만, 당신이 얼마나 상세하게 썼건 애정을 갖고 썼건 간에
아무도 그 바보같은 이야기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전체 개발 과정에서 본다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때의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사전적 기획이나 소설 같은 이야기도 필요할 수 있겠지만,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이런 결과물은 오히려 유저경험의 감성적 재미를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것에 오히려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 차라리 '왜 그렇게 되었는가,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도로 정리된 내러티브에서 시작해 확장하는 것이 더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즉, 스토리텔링으로 기획하고 커뮤니케이션 하자는 것은 완전히 마무리 되어진 이야기를 쓰자는 것이 아니라 테마를 관통하는 상황을 전제하고 그를 통해 (앞으로의 전개 상황까지 포괄할 수 있는 형태로) 플레이어가 맞닥뜨리게 될 경험을 다루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접근해 본 사례가 있을까.

신대륙이 발견된 중세 유럽을 모티브로, 개척에 뛰어든 가문들의 이야기

위의 테마는 그라나도에스파다의 개발 초기 모티브로, 길지 않지만 하나의 좋은 스토리텔링 내러티브의 사례라 볼 수 있다. 오히려 방대한 양의 텍스트보다 이렇게 잘 짜여진 강력한 내러티브 하나가 더 쉽고 효과적으로 유저경험을 기획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서부터 플레이어가 놓여질 상황에 대한 전제(신대륙 개척 판타지)가 확실하기 전달되어 어떤 배경이 등장해야 할지, 어떻게 에픽 퀘스트 등을 구성할지, 어떤 미시/거시 목표를 갖도록 만들어야할지 비교적 쉽게 추론할 수 있게 만들고, 거기에 초기부터 기획된 큰 특징인 3인 MCC (Multi Character Control)나 개성적인 NPC 영입 같은 고유의 요소가 플레이어의 '가문'이라는 개념을 통해 용병들을 고용한 모험이라는 기능 요소까지 포괄할 수 있게끔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대륙을 향해 출항하며 시작하는 튜토리얼

GranadoEspada ⓒ IMCgames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퍼즐이나 보드 게임 같은 것이 아닌, 캐릭터 기반 게임의 내러티브를 정리해나갈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콘솔 머신이나 스마트폰으로 출시되는 싱글 플레이 기반의 게임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아직까지 개발자 다수가 몸 담고 있을 온라인 기반의 게임들에 있어서는 그 캐릭터를 사용하는 유저경험의 허용 한계가 다르다는 것이다.

싱글 게임은 대부분 엔딩이 존재하는 완결된 이야기를 갖기 때문에 등장인물 또한 놓여진 상황 속에서 주변인물들과 함께 대화하고 행동하는 입체적인 성격의 표현과 능동적인 행동으로 플레이어에게 이야기에 대한 감정 몰입을 유도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온라인 게임에서의 등장인물은 플레이어의 아바타일 뿐 스스로 상황에 녹아들어 혼자 혹은 어울려 말하거나 연기하지 않고 플레이어의 입력과 선택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피동적 성격을 갖기에 스토리에 대놓고 감정 몰입을 유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은 통상적인 온라인 게임의 기획 단계에서 캐릭터의 성격과 어투, 주변인물들과의 관계에 의한 이야기적 설정보다는 직업/종족 같은 전투나 액션 플레이 스타일의 차이를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궁수 = 원거리 공격형 딜러' 같은 기능적 요소에서 출발함으로써 캐릭터에 어떤 감정적 개입을 유도하는 장치를 넣지 않거나, 시그니처 캐릭터화 하여 '악마에게 부모를 잃은 19세 소년 샘 윈체스터' 같이 이야기를 포함해 넣더라도 게임 내에서는 액션 플레이 차이 이외엔 어떤 캐릭터이던 진행분기에 영향을 주지않게되어 실질적으로는 스토리텔링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주인공이 상황 속에서 직접 대사를 하며 연기하는 것 온라인 게임에서 보기 힘들다

Uncharted 3 ⓒ naughty dog

이렇듯 인물에게 부여된 기획 동기가 평면적이 되면 플레이어는 아바타가 놓인 이야기에 감정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된다. 전투 상황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아바타에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만큼 보여지는 데미지나 소요시간 같은 구체적 결과로 감정적 만족이나 욕구를 발생시킬 수 있지만, 이는 스토리 자체에 대한 몰입과는 분명 구분되는 유저경험이다.
이렇게 전투에서의 감정 몰입이 스토리의 그것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재미있는 경험으로 인식될수록, 나머지는 그를 위한 귀찮은 과정이라고 여겨지기 쉽다. 이렇게 굳어지다보면 대화창에 뜨는 길디 긴 텍스트라던지 별로 재미도 없으면서 시간만 끄는 강제 연출씬 같은 '스토리를 통해 전달하려고 하는 기획적 의도' 따위는 빨리 스킵하고 싶은 귀찮은 것일 뿐으로 여겨지게 되고, 플레이어는 그저 빨리 저널 UI에 퀘스트 리스트와 요구조건만 띄우고자 하거나 빠른 성장을 위한 매크로질에 집중하게 된다.

이쯤 되면 사실 게임의 스토리를 제대로 전달한다는 것은 기획자에게 크나큰 부담이자 난관으로 다가오게 된다. 하지만 이를 반영해 스토리의 비중은 덜어내고 장르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게임 플레이 혹은 기능적 측면에 더 집중해 기획하게 되면 오히려 몰개성하게 보이거나 너무 쉽게 소모되고 질려버리는 악순환을 맞이하게 되기 쉽다.
때문에 근래의 대작 지향형 게임들에서는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방법으로써 '의도된 게임의 내러티브'에 적절한 스토리를 여러 방법으로 전달해 전투 이외 감성적 경험의 재미를 높이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NPC의 죽음으로 인한 감성적 반응 유도

Mabinogi : Heroes ⓒ NEXON

[참고] 웹진 링크 : 마비노기영웅전, 블레이드앤소울


물론 스토리라는 것이 꼭 반드시 정해진 이야기만을 강요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이런 방법이 아닌 게임의 기능이나 규칙에 의해서 자신이 길드장이나 길드원이 되어 서버 최초로 거대 용을 쓰러트린다던지 자꾸 PK를 하는 악질 유저를 누군가가 대신해 처단해주었다던지 하는, 창발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우화가 생겨날 수도 있다.
하지만 창발적으로만 발생할 수 있는 이러한 부분은 일반적인 다수의 유저나 혼자 노는 유저에게 전달될 수 있는 평균적인 경험으로 보기는 어렵다.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는 내러티브가 부여한 상황을 끌어낼 수 있는, 호칭이나 도전과제 등의 추가 보상요소를 통해 쉽게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좀더 의도적인 창발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말한 내러티브가 부여한 상황을 기획적으로 풀어내 유저경험으로 만들고, 그를 통해 시스템이나 컨텐츠를 만들자는 스토리텔링 기획 과정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정리할 수 있다.

1. 게임이 지속적으로 관통할 내러티브 / what
2. 테마가 부여할 수 있는 상황, 키워드 / how
3. 해당 상황이 요구하게 되는 게임플레이(행동) 아이디어 도출
4. 해당 게임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기획 아이디어 도출
5. 해당 행동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컨텐츠(레벨)기획 아이디어 도출
6. 그 중 적절한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하고 엮어가며 각각 프로토타이핑/시뮬레이션 후 선별 채택

게 임의 주 내러티브를 정하고 거기에서 키워드를 뽑아 게임 플레이화 하고, 그를 통해 시스템과 레벨을 기획한다는 것, 그를 통해 '의도된 기획을 온전한 감성적 재미의 유저경험으로 만들어보자'가 이번 UX 연재를 통해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주제이다.
그럼 위의 순서에 맞춰 한시간 정도 머리를 굴려본;; MMORPG의 구체적인 기획 사례를 한번 보자.

1. 내러티브
   멀지 않은 미래, 엄청난 과학기술로 무장한 외계인들이 자원을 노리고 지구를 침공해 와 대부분의 인류가 절멸한 세계.
   국가와 경제는 붕괴되었고, 생존자들은 살기 위해 외계인에게 투항하거나 은밀히 세력을 규합해 저항해 나가야 한다.


2. 키워드
   근미래SF, 생존, 세력, 저항, 탈환, 인질, 외계기술, 배신, 투항, 스파이, 갈등, 외계인 ...

3. 게임플레이
   근미래SF - 모듈화 되어 개조 가능한 총기/장비/탈것 등이 가능하다. 근미래니까 레이저건이나 워프 같은건 배제한다.
   생존/세력 - 지속적으로 자원과 무기를 확보해 세력이 힘을 잃지 않고 전투하며 기지를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항/탈환 - 비교적 안전한 지역을 확보하고 외계인이 점령한 지역을 탈환해 거점을 넓혀나가야 한다.
   인질/외계기술 - 잡혀있는 인질을 구하고 기술을 탈취함으로써 인력, 기술, 자원 등의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
   투항/배신 - 투항함으로써 안전과 생존을 확보하되, 저항군과 대립하며 그들의 인프라를 파괴하고 재탈환해야 한다.
   갈등 - 저항세력과 투항세력이 중립거점이나 상호 점령지탈환을 위해 직접적으로 대규모 전쟁을 치뤄 그 이익을 취한다.
   외계인 - 그 안에서도 파벌을 나뉘어있어 투항/저항 세력 모두에 영향을 주는 균형 장치로써 조커 역할까지 하게끔.
   등등...

4. 시스템
   플레이어는 생존자로써 일단 개인적인 저항자로 시작하지만 일정 레벨이 되면 저항 혹은 투항 세력에 속할 수 있다.
   세력에 속한다해도 다시 배신하고 다른 세력으로 갈 수도 있다. 이 경우 일정한 패널티가 부과될 것이다.
   세력 간 특정 지역에서 PvP 및 RvR이 가능하다. 별도의 모드로써 상위 UI 단에서 접근 가능하게 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각 세력마다 기지라는 개념의 큰 도시가 각각 존재하고, 그 안에서의 경제과 거래는 인력, 기술, 자원을 통해 이루어진다.
   소속된 세력이 갖는 인프라에 대가를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고, 퀘스트와 보상을 통해 인프라를 더 강화할 수 있다.
   총기/장비/탈것을 아이템으로 조합/분해 할 수 있게 하고, 제작물은 세력 인프라로 테크트리 타 강화할 수 있게 한다.
   PvE가 이루어지는 일반 지역 이외에, 특정 세력이 차지할 경우 그 이용자에게 세금을 걷어주는 PvE 지역이 존재한다.
   등등...

5. 컨텐츠
   캐릭터 레벨보다는 스토리에 의해 출입 가능 지역이 확장되게 하되, 에픽별 스토리 끝 보스의 난이도를 성장에 맞춘다.
   에픽퀘 주요흐름을 탐색-정찰-점령/탈환으로 깔고, 구출/잠입/탈취/파괴 같은 연출 포함 퀘 첨가해 스토리를 강화한다.
   비단 연출씬 뿐만 아니라, 레벨에 있어 동적으로 반응하거나 움직이는 지형지물을 활용해 상황적 몰입을 유도한다.
   메인/서브퀘를 통해 의뢰된 내용의 연계 인물이나 사건을 협력/추적/회수하도록 해 인물 간 관계적 몰입을 유도한다.
   서브퀘의 결과 분기를 다양화, 그에 따라 다른 효과가 걸려있는 호칭을 취득하게 해 창발적 재참가를 유도한다.
   에픽퀘에 있어서 저항세력과 투항세력이 확연히 갈려 진행되는 루트가 존재하고, 그 끝에 서로 PvP 하게끔 유도한다.
   몬스터의 레벨 내 등장 타입을 퀘의 특성에 맞게 바꿔쓸 수 있도록 일반/로밍/습격/포위/전선/추척 등으로 정리한다.
   등등...

위의 기획을 한꺼번에 본다면 각자 기획한 일반적인 방법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3, 4, 5번이 유사해 보일 수도 있지만, 디렉터 혹은 기획으로부터 명확히 의도된 비전으로써 내러티브를 끌어낸 후 이 스토리텔링의 방법을 사용해 순차적으로 접근/기획해 간다면 분명 일관성을 가진 흐름에서 각자의 특징을 가진 게임 플레이 요소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고, 그를 통해 좀더 의도적인 유저경험을 떠올려가며 실제 개발에서 커뮤니케이션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유저경험의 감성적 재미를 고려해 기획하고, 모든 팀/파트 간 협업에 있어 '왜 만드나?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무슨 연관이 있나?' 같은 소모적인 과정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줄여갈 수 있다면 좋겠다.

다음 연재에서는 지금까지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실제 플레이 모습을 구체적으로 끌어내어 개발/비개발 영역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감성적 재미에 대한 부분을 검증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 사전영상화 프로토타이핑(pre-visualization prototyping)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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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C Shin quvelab
2012.02.09 10:21

게임 UX 기획 - 02. how game_dev2012.02.09 10:21

01. what
02. how
03. storytelling
04. prototyping


시작하기에 앞서, 존 라도프가 지은 'Gamification & 소셜게임'이라는 책의 165페이지에서 발췌한 다음의 내용을 살펴보자.


게임은 겉으로는 단순한 오락거리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인간의 심리학적, 생리학적 동기요인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것이 무슨 말인지 살펴보기 위해, 팜빌(FarmVille)을 오직 기능 측면으로만 묘사해보면 어떻게 보일지 생각해보자.


   - 농부로서 연속적인 레벨업하기

   - 농장처럼 보이는 2D 그래픽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하기

   - 농작물을 심고, 비료 주고, 수확하기 위해 스크린을 클릭하기

   - 농작물을 시장에 팔기

   - 농장을 꾸밀 장식물을 구입하기 위해 게임머니 축적하기

   - 고급 과제 완수를 위해 친구를 농장 '이웃'으로 전환시키기


이 설명은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게임 업계의 많은 사람이 농장 운영에 관한 게임이 이토록 인기를 끌 줄은 몰랐다). 농장을 운영한다는 이해하기 쉬운 게임의 내러티브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 기능과 규칙이 성공적인 게임의 뼈대를 구성할지는 모르겠지만, 팜빌을 성공으로 이끈 점은 사람들에게 느낌을 주는 방식이었다.


FarmVille ⓒ Zynga / screenshot from Ricky's farm


'(농부로써) 농장을 운영한다'라는 what이 직접적으로 전달될 유저의 감성적 경험에 대한 내러티브를 찾아가기 위한 것이라면, '농작물을 심고, 비료 주고, 수확하기 위해 클릭한다'라는 how는 그를 뒷받침 하기 위한 구조적이며 기능적인 규칙들이 된다.

이처럼 앞의 what 연재에서 다뤘던 내용은 누구라도 이해하기 쉬운 디렉션 비전 혹은 목표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발상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였다. 위에 대입해 보자면, 그 의도는 기능과 규칙의 뼈대 위에서 개발자던 유저던 누구라도 '이해하기 쉬운 게임의 내러티브'를 구성하려고 함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그 기능과 규칙의 뼈대를 통해 what을 좀더 점검하고 더 강력하게 만드는 how로 접근해보자.



how는 말 그대로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고민이지만, 컨셉 혹은 비전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다루어야 하는 '어떻게'는 무슨 툴을 쓴다, 어떤 메커니즘이나 로직을 쓴다는 기술적인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앞의 글에서 다뤘던 what이 대략적으로 정해졌다면, 그 what이 가진 무엇 혹은 내러티브를 실제로 구현해내기 위해 기획적으로 필요하거나 고려해야 할 세부적인 사항에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구성해야 하느냐를 미리 꺼내보는 것이다.

이 과정은 어떻게 보면 실제 기획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나 고민할 부분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기획서에서 필요로 하는 상세한 로직이나 메커니즘, 수치에 중점을 두지 않고 최초 단계부터 유연하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용도로써 본다면, 애초에 구현할 수 없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일반적인 팀의 협업 파이프라인의 피드백을 통해 가능성과 특장점을 좀더 구체화하고 끌어올릴 수 있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좀더 쉬운 설명(과연 잘 될지;;;;)을 위해, 여기서부터는 가상의 프로젝트에 대한 what을 통해 그 how를 구성하는 기능과 규칙, 그리고 발생할 수 있는 피드백의 사례들을 살펴보자.


차를 타고 도시를 달리며 총 쏘고 부딪혀가며 상대를 파괴하고 방해해 먼저 완주하는 격투 레이싱

엄청 독특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은 상당히 적은 듯 하고, 세스고딘이 말했던 '리마커블'한 그 어떤 것도 그다지 없어보이며, 본 연재에서 다루고자 하는 감성 경험에 대한 내러티브는 왠지 없다시피 한데다가;; PC 온라인(멀티) 기반이라 가정한다 해도 카트라이더나 스틸독을 비롯해 멀게는 번아웃이나 데스트랙 등 이미 시중에 나와있는 유사한 게임들도 주루룩 떠오르며 스쳐지날 뿐이니... 아, 왜 이런 예시를 생각해낸걸까 난..

SteelDog ⓒ NCsoft / Burnout:Revenge ⓒ EA

하지만 일단 설명을 위한 예시니까 양해해주실 것이라 믿고;;;; 어쨌든 위와 같이 프로젝트의 what을 정의했다고 하면, 이를 위해 먼저 정리되어야 할 how는 간단하게 다음과 같은 기능과 규칙의 나열들로 시작할 것이다.

플레이어는 차량을 타고 운전한다.
벗어날 수 없도록 정해진 트랙이 아닌, 도시 형태의 공간 위를 달린다.
차량은 다른 차량 혹은 배경 환경과 충돌하는 등 상호작용 할 수 있다.
총과 같은 무기를 사용해 공격하고 공격당한다.
차량은 파괴될 수 있다.

명확한 출발점과 골인지점이 있기에 완주가 가능하다.
완주해 보상을 얻고, 보상을 통해 성장해 다음 단계에 도전할 수 있다.
기타 등등..

이렇게 일반적인 게임의 기능과 규칙을 정리해 내게 되면, 이 정도만으로도 개발 파이프라인의 그래픽/애니메이션/프로그래밍/사운드 담당자들에게 어떤 고민을 해야할지 인지시키게 될 것이다. 한번 러프하게나마 화두가 던져진다면 능동적인 협업팀에서는 그에 대한 추가적인 아이디어나 우려사항,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아래와 같이 피드백을 던져올 것이다.

너무 평범하잖아!! 이건 아닌 것 같아~ 완전히 새로운 뭐 없어? 창의적으로다가..
플레이어가 캐릭터 없이 차량을 소유하나? 아니면 차량을 운전하기 위한 캐릭터로부터 차량을 소유하나?
차량이나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가? 파츠 커스터마이징의 수준은? BM과 연계는?
그래픽이던 재미던 엇비슷한 수준이라면 차라리 카트라이더를 하지 않을까...
차량의 운전은 물리와 운동 법칙에 따라 사실적으로 움직이는거? 단순화 해 아케이드 게임처럼 직관적으로 휙휙?
PvE가 메인 플레이 비중인가? PvP가 메인 플레이 비중인가? 혼합되었다면 유저경험의 흐름 순서는?
레이싱은 방을 만들어 들어가는 캐주얼한 방식? 아님 오픈월드를 달리다 발생하는 이벤트 혹은 자동 매치로 경쟁하는?
난 번아웃 파라다이스처럼 달리다 이벤트가 발생하는 방식이 좋던데? GTA는 아니지만 오픈월드 레이싱 느낌도 좀 나고.
시간 걸리는 본 게임 말고, 바로 쉽게 같이 할 수 있는 게임 모드들은 없나? co-op이나 서바이벌 레이스 같은 모드는 어때?
도시의 도로 위만 달리는거야? 그럼 도시는 병풍인데.. 주변 사물이나 건물 등을 이용한 입체적 경로는 안될까?
배경에 놓여있는 사물을 파괴하거나 밀어내고 폭발시키는 등의 활용이 가능해? 이를 통해 상대를 방해할 수 있는 수준도?
스플릿세컨드나 모터스톰3을 보면 배경이 알아서 파괴되고 무너져서 압박해오던데, 그런건 어떨 것 같아? 만들기 어렵겠지만..
전투를 하려면 조준 조작을 해야하는데, 달리면서 상하좌우 시야를 확보해 본다는게 어렵지 않을까?
헤일로나 모던워페어,
스플릿세컨드 플레이 할 때 차량 탄거랑 비슷한 느낌의 조작인거야?
움직임 조작과 전투 조작이 동시에 일어나야 할텐데, 어떤 화면 UI 구성과 조작 방식을 사용할껴?

총만 쏠 수 있어? 스파이더 지뢰나 낚아채는 윈치(견인용 장치) 같은 교란형 도구도 있으면? 그러고보니 방어 공방은 없는겨?
차량의 파괴는 HP가 소모되야만 되는거? 그냥 바퀴만 터진다던지하는 파츠별 파괴와 그에 연계된 효과를 활용할 수는 없나?
그렇게 된다면 조낸 타이어만 펑크 낸다던지, 연료통만 노리는 지뢰라던지 해서 달성과제(트로피)까지 연계하면 재밌겄다!
그래서 이 게임의 목적은 뭔데? 업그레이드로 무한 경쟁 반복인지, 스토리 상 어떤 목표를 향한 것인지? 모든 단계의 끝은 어디?
기타 등등..

얌전하게 써있기는 하지만.. 사실 실제 개발 단계라면 저 정도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좋은 아이디어들을 덧붙여 브레인스토밍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겠지만 예상 외의 다양한 질문이 쏟아질 수 있고, 우려사항을 비롯해 더 많은 질책과 힐난(!)의 냉험한 눈초리가 암암리에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피드백에 처음부터 일관된 답을 줄창 할 수 있다는 사기꾼능력자라면 좋겠지만, 아이디어를 떠올린 처음부터 완벽하게 무슨 게임을 만들 것인지 차곡차곡 다 쌓아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때문에, 아직 그 방향성을 완전히 정의하지 못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이것은 비전을 찾아가는 브레인스토밍 과정의 한 부분일뿐, 그 하나하나의 사항들에 대해 되돌아 봤을 때 what을 바꿔야 하나까지 우려할 필요는 없다. 물론 어디선가 높은 곳에서 직격된 완전 뜬금없는 아이디어가 아닌, 엄청 리마커블한 대격변의 아이디어가 나왔다면 다시 what을 고민해봐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프로젝트나 팀의 상황에 맞춰 달라지는 경우이니 일단 이 얘기에서는 제외하고;;

어쨌든, 사전부터 충분한 자료 조사와 담당자한테 물어보기 등을 먼저 수행해 자체적인 FAQ를 먼저 만들어 최대한 그 인식의 갭을 줄여나간 상태로 함께 피드백을 주고 받고 그 아이디어를 쌓아간다면, 중간에 의견이 무시당했다느니 갑자기 엎은 것 같다느니하는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는 일은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로 이렇게 피드백에서 다뤄질 수 있는 더 파고든 기획/구현적 사항이 글로써건 마인드맵의 형태로건 정리돼 있다면, 그것이 이 게임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방향성의 특징(feature)을 규정하게 되므로 '디렉션 비전'을 뒷받침 해주는 강력한 근거로 계속 남아 이후의 기획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어떤 요소에서 특징적인 재미가 발생할 것인지를 좀더 구체적으로 파악해보자. 어쩌면 그 요소들 중 적절한 것들을 찾아 이 게임 고유의 쿨-피처 혹은 리마커블-피처로 좀더 강화할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 이 예시에서는 피드백을 검토한 결과 기존 작품들의 차별화를 위해, '리얼한 물리 운동계를 사용하지만 키보드를 사용한 이동 조작과 마우스를 통한 시점과 전투 조작을 중심으로 삼아, 빠르게 달린다보다는 좀더 오픈월드(혹은 샌드박스) 타입의 전술과 전략으로 벌이는 난장판 전투 레이스'를 만든다는 형태로 변경해 보았다. 최초의 무엇을 하는 어떤 게임이다까지를 누가 제시했던, 이제는 모두가 함께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을 단계까지 정리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째 오픈월드 속 막가는 난장판 레이스..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것을 굳이 레퍼런스 하이컨셉화 한다면, '스플릿세컨드의 조작계와 연출 + 헤일로의 차량 전술 + 번아웃파라다이스의 월드구성과 퀘스트트리거 + α'처럼 정리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르 특성 상, 이런 레퍼런스가 전체 팀원에게 공감대를 얻을만큼 다 잘 나간 게임들도 아니고 다들 그렇게 해본 것 같지도 않아 보편적이지 못하다면, 직접 글이나 스케치로 만들어보거나 참고할만한 유사 스크린샷이나 플레이 영상으로써 대체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플레이를 경험해보거나 깊게 살펴보지 못한 샘플에 대한 설명은 자칫 비경험자에게 잘못된 이해를 불러일으켜 나비효과(!)를 일으킬수도 있기 때문이다.

Burnout Paradise ⓒ EA / SplitSecond ⓒ DisneyInteractiveStudios

이렇게 구성요소들이 모두에게 같은 모습으로 공유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 되면, 각 분야별 담당자들이 그 우선순위에 따라 해당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실제 업무(task)를 아래처럼 시작해 각 실무 파트에 맞는 러프한 기능 명세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는 캐릭터와 차량 정보를 갖는다. 또한 각각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룩(Look)에 대한 요소는 부분유료화 BM으로, 성능에 대한 부분은 인-게임 성장과 보상으로 가져간다.
차량은 무게와 중력, 가속과 충돌 등에 있어서만 물리 운동 법칙을 따르지만
본격 레이싱은 아니니 자동변속기로만 조작된다.
도로 뿐만 아니라 복층 고가도로, 터널 벽 타기, 빌딩 옥상 등도 이용할 수 있도록 3차원 좌표계를 사용한다.
충돌로 인해 건물이나 사물을 파괴하고 밀어낼 수도 있도록 배경 구성물도 Entity화 하고 동적 객체로 분리한다.
동적 객체가 접촉, 충돌, 파괴 시 발생시키는 상태이상 효과가 PC나 NPC, 터레인에 부가될 수 있다.
상대를 방해(파괴, 밀기, 끌기, 붙잡기 등등)할 수 있는 방법으로써 모든 종류의 무기의 등장을 고려해야 한다.
차량은 상태이상이나 방해행동에 따라 모두 다르게 인터랙션해야 하기 때문에, 각 파츠별 파괴와 디버프 기능을 연계한다.
완주 시 파츠에 대한 보상이나 랭킹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고 그를 타인에게 부각시킬 수 있도록 UI를 만든다.
이 게임은 스토리 기반이 아닌 PvP를 메인 게임 플레이로 가져가지만, 로비와 방의 구조를 월드 트리거에서 동적으로 제어한다.
기타 등등..

기능 명세가 나오게 되면 실질적으로 각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지만, 아직 기획에 있어 미시적-거시적 게임 모델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인지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가야 할 게임의 전체 유저경험 중 극히 대표적인 플레이(대부분의 경우, 이동과 전투, 멀티)를 위한 '프로토타이핑'용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모든 기능과 메커니즘은 유기적으로 얽혀져야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몰입시키며 순환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시뮬레이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지금 이 what & how의 유저경험 설계의 과정이 실제 기능 개발을 위한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본 연재에서 다루고자 함은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기 위한 기획적 발상과 스토리텔링의 접근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위의 기능 명세가 최후까지 유지되고 변경되지 않을 기능이자 로직이며 데이터 구조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한다면 프리-프로덕션에 있어서 대단한 기획서가 없더라도 팀 전체가 좀더 빠르고 유연한 반복 개발(iteration)을 통해 구체적 모습을 예측해 볼 수 있거나 일부를 구현해 점검해 볼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뽑는데 좀더 힘을 실어갈 수 있게 해, 추후 실제 구현의 우선순위를 수립하거나 미시적-거시적 기획의 절차를 구성할 때에도 유효하게 쓰일 것이다.

정리하자면, 기능과 규칙을 미리 예상해보는 how의 과정은 기획적으로 what에서 규정한 내러티브의 선언을 좀더 구체적으로 실제 체험 가능한 재미 요소에 가깝게 정의하고, 예측되는 오류나 발전방향을 미리 함께 점검해 보는데 그 목적이 있다. 기획이 모든 분야와 구성에 있어 how를 다 찾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어떻게'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준점을 마련하고 그를 취합해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what의 방향성을 덧붙이고 강화해 프로덕션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향성을 만들어 프로젝트의 비전으로써 끌고갈 수 있는 가치를 갖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번외로 업체나 팀마다 용어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유사한 접근 사례로써 유저경험(user story)를 기능(feature)로 쪼개고, 이를 업무(task)로 만들어 실무 작업을 진행하는 매니지먼트의 방법으로써 FF14의 리빌딩을 맡고 있는 스퀘어에닉스의 하시모토요시히사 CTO가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게임 개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강좌도 읽어보셨으면 한다.

Final Fantasy 14 ⓒ SquareEnix

다음에는 what과 how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좀더 본격적으로 필자가 프리-프로덕션 기획에 대해 하고자 했던 내용인 '시스템기획曰, 우리도 경공으로 벽 좀 타죠'라던가, '컨텐츠기획曰, 초반부 튜토리얼 던전 2개랑 집단포위형 몹 AI 필요해요' 등등 같이 앞뒤 다 짤린 기획 스펙 말고, 유저경험을 고려해 개발팀 내 공감까지 이끌어내 볼 수 있는 방법으로써 '왜?'를 통해 생각해보는 storytelling 기획의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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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C Shin quvelab
2012.02.02 00:00

게임 UX 기획 - 01. what game_dev2012.02.02 00:00

01. what
02. how
03. storytelling
04. prototyping


대부분의 경우, 그 어떤 것이든 '만든다'라는 것은 '무엇을(what)', '어떻게(how)'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렇게 시작된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는 게임에 있어서 플레이어에게 그 무엇을 어떤 재미의 유저경험(User eXperience, 이하 UX)으로 전달할 것인가로 귀결되게 된다. 이러한 what, how, UX에 대해 분명한 의도를 갖고 정리된 형태가 '게임 기획'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정의가 매우 간결하고 강력하게 그 일관된 특징을 전달할 수 있다면 그로써 하나의 '디렉션 비전' 즉, 프로젝트의 청사진이 될 수도 있고, 어떤 하나의 기능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정리된다면 그로써 하나의 '기획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게임 기획은 크게 시스템이나 메커니즘, 로직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 기획과, 스토리와 환경, 레벨을 만들기 위한 컨텐츠 기획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획서를 작성한다면, 그 기획서는 플레이어와 개발자 양쪽을 모두 고려해 작성되어야 한다. 즉, 플레이어에게 어떤 경험을 하게 만들 것인가의 관점에서의 UX가 시뮬레이션 되어야 하고, 그를 게임에 구현할 개발자가 기획 의도 혹은 목표를 명확히 이해시킬 수 있는가의 관점에서 UX가 정의되고 설계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획하기'에 있어 어떻게 비전을 만들고 그것을 협업할 수 있도록 준비하며 진행해 나가는지에 대해 필자의 경험과 시행착오의 이야기들로 본 연재에서 나눠보고자 한다. 여기서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있어 비전을 만드는 부분은 디렉터(혹은 PD)의 고유 영역에 속하는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개발자라면 누구든 (꼭 온라인 게임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게임을 만들고 싶어할 수 있다고 보기에 넓은 관점에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하지만 먼저 이 내용들은 모두 필자의 주관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업계 표준(그런게 있다면;;)이나 수많은 다른 방법들과 접근을 달리할 수 있기에 절대적으로 좋은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해두었으면 한다.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있어 비전은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무엇을(what)'에 해당하는, 개발팀이 모두 같은 꿈을 꾸며 달려가야 할 목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what을 정의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다보면 애매모호한 경우에 부딪힐 때가 있다. 일단 다음의 예를 보자.

매우 빠르게 동기화되는 다양한 인터랙션의 논타게팅 온라인 액션게임!!

어떻게 보자면 위와 같은 기술적 정의로 구성된 비전도 what에 포괄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개발팀에서는 위의 내용만으로도 분명 그 목표점이 명확하게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게임에서 ping이나 network latency 등의 이유로 매우 빠르게 실시간 동기화 되는 것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예측 판정해 전투 공방하게 만드는 논타게팅 액션이라는 점은 분명 강조하고 자랑할만한 강점이자 특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이런 what만으로도 분명 그 안의 how를 찾아낼 수는 있겠지만, 애매모호하다. 이는 위에 서술된 특징이 유저경험을 파악하기엔 너무나도 개발자만의 관점에서 정의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발자라 해도 게임의 스토리라이터나 그래픽디자이너가 공감하고 따르기엔 너무나도 추상적이기 때문에, 역으로 보자면 던전앤파이터, 테라, 드래곤네스트 등 그 어떤 게임이 될 수도 있을 정도다.
때문에 이렇게 광범위하고 구체적이지 못한 정의는 프로젝트 전체의 비전으로 가져가기엔 좀 무리가 있다. 물론 게임이 어느 정도 완성된 이후에 마케팅 포인트로써 강조할만한 특징적 요소일 수는 있겠지만, 처음 게임을 만들기 위한 컨셉 기획 방법으로 what을 정의하는데 있어서는 적합하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동일한) 상상을 할 수 있는' 혹은 '구체화 된 심상의' 방법으로써 하이컨셉을 사용해 들어가는 경우가 더 성공적일 때도 있다. 다음의 예를 보자.

악튜러스 + 디아블로 + 하늘사랑 + 하이텔

Arcturus ⓒ Gravity&Sonnori / Diablo2 ⓒ Blizard

뭔가 뜬금없는 조합인듯 하지만, 위의 정의는 2000년부터 몇년동안 필자가 참여했던 MMORPG의 최초 개발 시작 당시 팀 내부에서 공유하던 정의의 방법이였다. 당시 개발팀은 악튜러스라는 패키지 RPG 게임을 막 끝낸 상태였지만 온라인 게임을 개발해 본 경험자가 전혀 없는 상태였고, 기획팀 내 리니지 하드코어 유저가 한명 있긴 했지만 그나마 팀에서 가장 많이 하던 게임이 디아블로2였기 때문에 위와 같이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하이컨셉화 된 접근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악튜러스의 그래픽으로 디아블로 같은 멀티플레이/파티 전투를 하며, 하늘사랑 같은 커뮤니티 시스템과 하이텔 장터 같은 거래 시스템을 합쳐낸 게임을 만들자..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였다. 이러한 접근은 우리가 알고 있고 경험해본 기준들을 참고로 하기에, 그 개발의도나 유저경험을 비교적 빠르고 명확하게 잡아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Ragnarok Online ⓒ Gravity

하지만 이 방법은 좋게 말하면 영감을 주는 롤모델, 나쁘게 말하면 카피한 표절게임을 만들 때에나 적합하지 않냐고 되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근래 들어서 페이스북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소셜 게임 시장이 커지다보니, 유행을 틈타 다수의 유사게임이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하기에 유의해야 할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한 특징적 메커니즘의 유사성을 띄더라도 넥슨의 페이스북용 메이플스토리 어드벤처처럼 고유의 차별화 된 방법으로 접근한다면 새로운 게임으로써 인식되고 플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완벽하게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닌 이상, 어떠한 영감을 얻어 각각의 요소들이 조합되고 녹아드느냐에 따라 모두 다른 결과물을 낼 수 있는 하나의 기획 과정으로써 하이컨셉의 매쉬업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할 것이다.

이번에는 스토리를 통한 what의 정의이다. 다음의 이야기를 보자.

추방당한 전쟁의 신의 잔혹한 복수극

이 방법도 사실은 앞서 다뤘던 하이컨셉적인 접근이기는 하다. 헐리우드 영화 업계에서 많이 쓰는 하이컨셉 접근 중에는 타 영화에 대입한 영감으로 샘플링하는 방법과, 간단한 스토리 가정(what if)을 통한 방법을 많이 쓴다고 한다. 앞에서 다룬 내용이 '멈추지 않는 버스 위의 다이하드 (영화 스피드 하이컨셉)' 같은 접근이라면, 스토리를 통한 가정은 '만약 상어가 인간을 공격해 온다면? (영화 죠스 하이컨셉)' 같은 접근 방식이 된다.

추방당한 전쟁의 신이 잔혹하게 복수를 한다면? 이라는 전제 자체가 그 배경 스토리와 캐릭터가 놓여질 상황을 통해 접근하기 때문에, '이미 매우 강력한 영웅적 캐릭터, 엄청 잘 싸우지만 낙오되어 그보다 더 높은 힘에 대항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더 크고 강력한 적에게 대항해 파워업해가며, 복수를 위한 여정을 풀어나간다' 등으로 정리해나가면, 그를 뒷받침하기 위한 높은 수위의 표현, 임팩트 있게 표현되는 액션/리액션, 사지를 찢어발기는 잔혹한 필살기 연출,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복수 여정의 몰입성 등등으로 어떤 게임의 모습과 유저경험을 만들어 가야할지 모두가 비슷한 상상을 해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은 그 상황으로 하여금 시스템이나 컨텐츠를 설계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에 그를 기획하는데 있어 좀더 구체적인 목적성과 통일된 의도를 가지고 설계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God of War 3 ⓒ Sony

이렇게 what을 정의하는 것은 개발자나 플레이어 모두가 구체적으로 비슷한 상상을 공유하게 만들어, 그 안에서 만들어야 할 요소와 재미를 찾아가는 최초의 과정이 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구라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접근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마비노기 영웅전의 이은석 디렉터가 NDC(넥슨개발자컨퍼런스) 포스트모템 강연에서 다루었던, 꿈을 꾸기 위한 1장의 컨셉 이미지와도 닮아있다. 다음의 이미지를 보자.

Uncharted : Golden Abyss ⓒ Sony


위 이미지는 PS vita로 출시된 언차티드의 최신작의 표지 이미지이다. 근래 봤던 패키지 이미지 중 가장 좋아하는 컷이기도 한데, 정글 속 미지의 유적으로의 탐험, 벽 타기를 위시한 수직적 무브먼트, 적과의 총격전, 끊어지는 다리 등 동적인 환경 구성, 상황에 따라 맥락에 맞춰 인터랙션하는 링아웃 리액션 등등.. 언차티드라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유저경험의 특징들을 (게임의 스크린샷이 아님에도) 그림 한장에 모두 녹여냈다.
물론 이 이미지는 이미 언차티드란 게임이 3편까지 나온 마당에 처음부터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그림은 아니겠지만, 마비노기 영웅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어떤 게임을 만들려고 하느냐에 따라 누구라도 다른 스토리의 유저경험 스케치를 그려낸다면 그것을 비전으로 삼아 공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언차티드의 경우 너티독 측에서 1up.com에 공개한 개발비화를 보면 알 수 있듯, 최초 '3인칭 액션 어드벤처'를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사전 영상화(Pre-Visualization)을 통해 어떤 플레이가 포괄될 것인가를 영상으로써 구체화하며 접근했다. 이는 갓오브워 시리즈나 스타워즈:포스언리쉬드 등의 차별화된 액션과 연출을 추구하는 작품들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발 방법이지만 이 정도까지 하는 것은 기획자가 혼자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storytelling과 prototyping 연재에서 좀더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이러한 형태로 만들고자하는 프로젝트의 what에 대한 정의를 찾았다면, 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최소화 하면서 밀접하게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구체적인 방향성을 갖는 비전 컨셉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how를 고민해야 할 때다. 하지만 기획에서 컨셉을 만드는 단계에서 다루는 how는 어떤 툴을 쓰자, 어떤 로직 메커니즘을 갖는다에 대한 것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다음 회에서 이 how에 대한 기획적 접근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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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C Shin quvelab
2012.02.01 12:34

게임 UX 기획 - 예고 game_dev2012.02.01 12:34

본 dev 섹션의 개발 관련 게시물은 gamedevforever.com에 동시연재 됩니다.

사실 유저경험(User eXperience; 이하 UX)이라는 단어는 국내 게임 개발 업계에서 오랫동안 통용되어왔던 용어는 아닌 것 같습니다. 통상적인 게임 개발 기획팀이라면 시스템, 컨텐츠, UI 정도의 파트 구성이 있을 뿐이라, 게임에 있어 UX란 단어는 어디다 끼어넣기도 애매한 느낌이지만.. 굳이 넣어 보자면 웹 개발에서 잘 쓰듯 UI 파트가 밀접하게 관계해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물론 컴퓨터공학 계열의 전공자라면 HCI(Human Computing Interaction) 같은 강의를 통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이라는 개념이 인간의 정보처리, 인지과정에 대한 이해로써 유저빌러티 테스트 등등으로 확장되는 과정 속에 UX로 녹아있기에 익숙한 용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단 컴퓨터공학 계열의 전공자가 아니고;; 시각디자인 계열의 전공자였기 때문에, 그래픽디자이너로써 인터랙션디자인과 관련한 HCI 강의에서 UX란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학문적이거나 공학적인 측면보다는 많은 수의 디자인 기업들에서 웹디자인을 함에 있어 단순히 이쁘고 잘보이는 UI를 벗어나 UX의 관점-사용자 기반의 발상과 경험 중심적인 디자인-을 도입한 사례들로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UI를 만듦에 있어서도 이상적인 네비게이션과 뎁스, 시선과 조작의 유도 동선의 흐름을 설계하고, 그에 대한 접근 케이스를 유저빌러티 테스트를 통해 분석해 패턴별 모델을 수립해 반영하는 것이 인상적이였는데, 그 사용 경험의 기반 자체를 사용자의 관점으로부터 뽑아내겠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게임의 경우, 웹이나 어플리케이션과는 달리 '재미 경험'이라는 좀더 감성적인 영역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때문에 모두 취향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유저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본다(주1)는 것이 어렵기도 합니다. 최대한 많은 유저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시스템은 계속적으로 추가되고 다변화되며 컨텐츠의 양도 빠르게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하고요.
그렇다보니 재미 경험의 관점에서 시스템이나 컨텐츠가 수립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출시된 수많은 게임에서 검증된 시스템과 컨텐츠를 변주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것은 잘못된 것도 아니고, 그 안에서 더 융합되며 발전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완성도가 올라가는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그러한 과정에 있어서 '유저가 직접적으로 겪게 될, 일관된 감성적인 재미 경험'이 배제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미 출시되어 업데이트 되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애초에 고려되지 못한 채 개발되어 도중 드롭되거나 출시되더라도 특색없는 '양산형 게임'이라는 오명을 쓰는 경우에서도 종종 발견됩니다.

과거에 참여했던 프로젝트의 최초 프로토타입을 뽑은 상태에서, '그래서 이 게임이 뭘하는 게임이냐?'라는, 프로젝트의 비전에 대한 물음을 받았을 때 상당히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작성된 스토리는 짧게 브리핑하기엔 거대한 음모론의 세계 속 대서사시였지만 그것은 단지 이야기일뿐 실제로 플레이어가 직접적으로 뛰어다닐 모험의 여정과는 거리가 멀었고, 전투가 전에 없이 찰진 공방으로 재미있다 한들 왜 전투를 하고 성장해서 도전하는 목표가 무엇인지가 비어있는데다, 사실 상 팀 내에서 공유하던 구체적인 프로젝트 목표는 기술적인 요소에 치중해 있었기 때문이였습니다.
유저가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을 것인가, 그 감성적인 재미 요소들이 연속적으로 일관되게 흐름을 끌고 갈 수 있는가, 그렇다면 유저가 몰입했을 때 갖게 될 목표를 어떤 식으로 전달하고 그를 지속적으로 명확히 푸쉬할 수 있는가 등등에 있어 전혀 플레이어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 기획이였다는 것을 깨닿게 된 것이였습니다. 내러티브화한 UX의 관점이 없었던 것이지요.

이후 여러 작품에 참여하면서, 좀더 유저경험을 기반으로 한 내러티브와 감성적 경험을 중시할 수 있는 방법으로써 '스토리텔링'의 접근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엄청난 대서사시 역사와 그 후손들의 모험담을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재미있는 경험으로써 푸쉬한다는 측면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따라가게 될 상황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위한 스토리의 활용이였습니다.
아이온이 최초 공개 당시 '천계와 마계의 관계와 어비스, 그리고 제3자로써의 용계의 등장과 갈등/반목/협력'이라는 강한 느낌의 내러티브로 이슈가 되었던 바 있고, 마비노기 영웅전의 경우 에피소드1에서 2D 인터페이스임에도 불구하고 NPC와의 대화를 통한 유대감 쌓기와 NPC의 스토리 개입을 통해 사고를 당하는 등 직접적인 감정을 자극하며 완결된 구성(주2)을 보여주었으며, 블레이드앤소울의 경우 게임 도중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대화와 감정 묘사, 수많은 연출을 기반으로 한 몰입을 통해 시작부터 '복수를 위한 여정'이라는 테마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점차 덧붙여지는 이야기(주3)들로 감성적 경험을 잘 접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이 점점 더 나은 반응을 얻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면 어떻게 기획을 해보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개발자 컨퍼런스용으로 준비하던 내용들을 여기서 글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몸 상태가 안좋아 말로 하는 것이 좀 전달력이 떨어지는 상태다보니 글로 쓰는 것이 더 편한;;

감정적인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유저경험을 설계하는 방법으로써 스토리텔링 기반의 기획 접근과 프로토타이핑이 다음과 같은 순서로 GameDevForever에 연재될 예정입니다. 순수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기반한 내용들 위주인지라, 여러 개발 기획 방법 중 하나의 갈래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01. what
02. how
03. storytelling
04. prototyping

* 주1 'Gamification & 소셜게임'이라는 책의 p.108 플레이어 중심 모델에 '페르소나' 접근으로 객관화 해보는 내용이 있습니다.
* 주2 디스이즈게임의 칼럼 '스토리가 부담이 된 시대, 영웅전의 도전'의 내용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주3 다른 이야기들 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단.. 남소유 - ㅅ-

ps. 굳이 예고편 뭐하러 올리냐 하시면;;;; 기획에서 UX란 용어가 생소한 것 같아서..?
ps. 다음 연재부터는 반말체로 쓰여질..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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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C Shin quvelab